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 : 70~77년

지난 회에 69년 <손오공>에서 기획을 담당했던 용유수 감독이 같은 해에 <홍길동 장군>을 감독했다고 했었던 것이 기억나시나요? 60년 대에는 박영일 감독이 휩쓸었다면, 70년대 초반에는 용유수 감독이 주도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1971년 

  • 용유수, <번개아텀>. 세기상사

그리고 2년 뒤 1971년, 그 용유수 감독은  <번개아텀>을 감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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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번개아텀>이라뇨. 일본의 <철완아톰>이 63년에 만들어졌어요. 음…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내용이나 분위기 자체는 <철완아톰>과는 그리 관계있어 보이진 않아요. 하지만 소년 형태의 안드로이드라는 디자인 방향이나 ‘과학이 낳았다는’ 등등의 설정은…

<번개아텀>을 개봉할 때, 같은 감독 작품이라고 2년 전 감독했던 <홍길동 장군>을 동시 상영하기도 하죠. 동시 상영이라니! 야, 이건 안 갈 수가 없다!

어린이 여러분들은 동시 상영이 뭔지 모르시죠? 같은 가격에 두 편을 연달아 볼 수 있는 거예요.

69홍길동장군&번개아텀


1972년

  • 용유수, <괴수 대전쟁>

다음 해인 1972년, 용유수 감독이 지치지도 않고 1년 만에 <괴수 대전쟁>을 개봉합니다.

72_12_22_괴수대전쟁(용유수감독)3 72_12_22_괴수대전쟁(용유수감독)2

이후로 한 동안 별 다른 작품이 나오지 않았어요.  70년 대에는 KBS, TBC, MBC를 통해 다량의 해외 애니메이션이 수입되어 국내 제작이 활발하지 못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무척 많이 만든 거지요.


1976년 : 태권V의 시작

  • 김청기, <똘이장군>. 동아광고
  • 한하림, <철인007>. 동아광고
  • 김청기, <로보트 태권 V>. 유프로덕션

잠시 소강 상태였다가 4년 후인 1976년, 동아광고에서 제작한 김청기 감독의 <똘이장군>과 한하림 감독의 <철인 007>이 개봉합니다.

그런데 동아광고에서 만든 한하림의 <철인 007>, 이건 정말 걸작(?)입니다. 한 번 살펴보시죠.

철인007_한국2 철인007_한국 철인007-2 철인007_한국3 철인007-3

뭐죠, 저 <과학닌자대 갓챠맨(한국명 독수리 오형제)>는…  그리고 저 로봇과 불 뿜는 공룡함대를 보면 일본의 75년 <그랜다이저>와 76년 <대공마룡 가이킹>을 적절히 섞었어요.

과학닌자대 갓챠맨, 그랜다이저, 대공마룡 가이킹
과학닌자대 갓챠맨, 그랜다이저, 대공마룡 가이킹

동영상도 보세요. 버젓이 독수리 오형제가 나와요.

제가 덕이 짧아 저 세 작품 정도만 보이는데 뭔가 더 보이신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유프로덕션에서는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도 나오죠. 김청기 감독은 동아광고의 똘이장군과, 유프로덕션에서는 태권 V를 하면서 두 곳에서 감독을 했네요. 당시 이 <로보트 태권V>의 인기란 것은 이 글을 보러 들어온 여러분들이라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게다가 태권 V는 뇌파조종방식으로 싸우는데요, 그래서 파일럿 등이 태권도를 해야 하죠. 이 뇌파조종방식은 일본의 <다이모스>가 최초라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다이모스는 78년 작품입니다. 그래서 김청기 감독은 뇌파조종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라고 자부한다고 하지요.

76로보트태권브이3 76태권브이7 76로보트태권브이5 76로보트태권브이4 76로보트태권브이7 76로보트태권브이6 76로보트태권브이9 76로보트태권브이8

여튼 <로보트 태권V>의 인기가 너무도 폭발적이었던 바람에, 같은 해에 <로보트 태권V-2탄 우주작전>을 개봉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때 셀이 부족해서 1탄에서 썼던 셀을 양잿물로 세척해서 썼다고 하는데요, 셀 세척팀까지 있었다고 하니 그 열악한 환경이 짐작이 되죠.

태권브이14 로보트태권브이2탄우주작전2 로보트태권브이2탄우주작전3 로보트태권브이2탄우주작전6 우주작전-김형배화백 우주작전악보2 우주작전악보1

김청기 감독은 이것으로 명실공히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의 선구자가 되었어요. 로봇물이란 것 자체가 일본과 한국 특유의 장르예요. 서양에도 그 비슷한 SF, 메카닉 물은 있지만 한국과 일본의 느낌과는 다르죠. 한국과 일본의 로봇물은 대체로 로봇이 군사 병기이고, 파일럿은 군인이거나 특수 조직의 부대원이예요. 조직적이죠. 서양의 경우에는 히어로로 등장하거나, 친구로 등장하거나 여튼 개인적입니다.

한국의 로봇물은 일본의 <철완아톰> 이후로, 일본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한국이 그 문화를 받아들여서 발전했던 장르라고 볼 수 있어요. 일본의 경우 이 문화는 수퍼계, 리얼계로 나눠지다가 나중에는 딱히 구분하기도 애매하고 ‘로봇’으로 부를 수도 없는 형태로까지 진화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병기로서 인간의 형태를 닮은 메카닉이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대체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것은 ‘인간이거나 인간에 가까운 파일럿 ‘이 대부분입니다.


1977년

  1. 김청기, <로보트 태권V- 3탄 수중특공대>
  2. 임정규, <전자인간 337>. 삼도필림
  3. 임정규,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삼도필림

77년에는 <로보트 태권V – 3탄 수중특공대>가 개봉합니다.

77로보트태권브이3탄-수중특공대3 77로보트태권브이3탄-수중특공대4

그리고 삼도필름에서 제작한 임정규 감독의 <전자인간 337>과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가 개봉되죠. 한 감독이 한 해에 두 편씩 감독하는 건 흔한 일이었나 봅니다.

전자인간337

마루치아라치1 마루치아라치3

77년을 끝으로 70년대가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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